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 자 :김하나, 황선우
  • 출판사 :위즈덤하우스
  • 출판년 :2019-02-25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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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도 결혼도 아닌, 조립식 가족의 탄생

이것은 1인 세대주를 위한 듀엣 응원가다!



1인 싱글 가구 540만 명의 시대(출처: 보건복지부 ‘통계로 보는 사회보장 2017’), 1인 가구 수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셰어하우스 등 다양한 주거 형태와 문화가 나타나고 있다. 인간 생활의 3대 기본 요소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집. 마음이야 잡지에 나오는 멋진 집에서 살고 싶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늘 가벼운 통장과 타협하며 애써 모른 척, 만족하는 척 합리화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말한다, 몇 년 후엔 좀 더 좋은 집에서 살 수 있겠지. 이런 우리에게도 지금보다 넓은 집, 마음에 드는 동네에 살 기회가 생긴다고 한다면 그것은 바로 결혼일 것이다. 그런데 결혼을 하지 않는다면? 영영 이렇게 작은 집을 전전하며 살 수밖에 없는 걸까?



여기 셰어하우스와는 또 다른, 새로운 대안의 삶이 될 수 있는 이들이 있다. 바로 김하나와 황선우. 완벽한 싱글 라이프를 즐기던 두 여자, 하지만 4인 가족이 기준인 이 나라에서 살아갈수록 아쉬웠다. 그래서 궁리했고, 각자 키우던 고양이 두 마리까지 함께 두 사람과 네 고양이가 한집에 살게 되었다. 각자의 싱글 라이프부터 함께 살게 되기까지의 과정, 둘이 살기 시작하면서 겪은 웃픈 에피소드들, 피할 수 없는 골치 아픈 문제와 그 해결 방법 등 결혼뿐 아니라 어떤 형태의 공동체든 한집에 사는 사람들이 겪게 될 현실적인 이야기들을 가감 없이 담았다. 슬쩍 들여다보아도 생활의 질이 월등히 좋아졌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는 이들의 삶, 유니콘 같은 존재인 동네 친구와 함께하는 삶을 들여다보자.



같은 걸 좋아하지 않아도 함께할 수 있다는 것

“오늘도 내 동거인은 아주 우습고 또 존경스러운, 딱 그만큼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기른다. 공식처럼 여겨지는 이런 삶이 당연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여기에 편입되지 못하면 자신이 잘못 살고 있는 건 아닐까 고민한다. 그렇게 나이가 들다 문득 돌아보면 이 나라에, 이 도시에 내 명의로 된 집 하나 없는 현실에 맞닥뜨린다. 혼자 살기는 어쩐지 두렵고, 그렇다고 아무나와 결혼할 수는 없고. 20~40대라면 누구나 이런 고민을 한번쯤 해보았을 것이다.



20대 때의 나, 그러니까 때가 되면 밥을 먹듯, 졸업하면 취직하듯 결혼도 그렇게 하는 거라 믿었던 예전의 나 같은 사람들이 꽤 많은 것 같다. 그들의 특징은 자신의 성격이 결혼 생활에 잘 맞는지 혹은 자신이 살고 싶은 방식이 정말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의 생활이 맞는지 고민해보지 않는다는 거다.

_49쪽에서



결혼 적령기를 넘긴 여성들이여, 혹시 ‘나에게 정말 문제가 있나?’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내가 문제인가?’ 이런 의심이 들 때면 의심해보자. 고요한 가운데 마음이 흔들리는 것인지, 혹은 바람을 불어대는 존재가 지금 내 주변에 있지 않은지. 그 사람이 내 인생에 스쳐 지나는 존재라면 적절히 무시하면 되고, 혹시 가까운 이라면 불편함을 일방적으로 견디는 대신 진지하게 정색해서 상관하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해보자.

_82~83쪽에서



김하나, 황선우 작가 역시 같은 고민을 했고, 적극적으로 나섰고, 행동에 옮겼다. SNS를 통해 서로의 존재는 알던 사이, 우연한 만남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다 취향을 알아가면서 이는 잦은 만남으로 이어졌다. 같은 공연장에서 마주치고 술자리에서 수다를 떨다 서로의 집에 찾아가 각자의 고양이들을 소개받기도 했다. 김하나 작가는 이미 마음에 둔 집이 있었고, 황선우 작가를 설득해 결국 함께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하기에 이른다. 집을 고치고 이사를 준비하고 드디어 이삿짐이 들어오던 날, 두 사람은 한집에 살게 된 것을 실감한다. 정리를 잘하는 사람과 정리라곤 모르던 사람이 함께 살게 되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책을 보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보디클렌저를 딱 하나 두고 쓰는 사람과 욕실에 나와 있는 보디클렌저만 열두 개가 넘는 사람이 같은 공간에서 지낸다는 것이 어떠한지는 말이다. 그리고 두 작가가 둥지를 튼 망원동에는 작은 공동체가 있다. 55세대밖에 되지 않는 아파트에 친구 가족이 두 가구나 되고 망원동 인근에도 친구들이 꽤 많다.



참으로 날씨 좋은 가을밤이었고, 술이 알딸딸하게 취한 채 친구들과 함께 걸어가니 기분이 무척 좋았다. 택시 태워 보내지 않고 정말로 집 앞에서 헤어지는 사이라니, 한 마을에 사는 옛날 사람들처럼 정다웠다. 시골에서 올라온 감자와 양파는 카레가 되어 동네에서 나눠 먹고, 한 주의 일을 끝낸 동네 사람들은 자연스레 만나 서로의 등을 두드려준다. 서로의 고양이와 강아지를 돌보고 작은 것들을 챙겨준다. 인생의 좋은 시절을 함께 보내고 있는 것 같다.

_267쪽에서



시답지 않은 말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같은 집에 살고 있다는 것

“아침은 먹었어? 점심 뭐 먹을 거야? 저녁은 뭐 먹을까?”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는 여자 둘이 함께 살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담고 있지만 결국 결혼한 사람들에게도 공통으로 통하는 이야기다. 독립된 두 사람이 함께 살면서 일어나는 일들은 그것이 동성이든 이성이든 일맥상통할 수밖에 없다. 먹고사는 걱정보다 더 절실한 게 있을까. 이는 결혼을 했든 안 했든, 자식이 있든 없든, 회사원이든 프리랜서이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모두 각자의 문제를 안고 있고 그 불안을 떨칠 수 없다면 되레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해갈 수밖에 없다. 김하나, 황선우 작가의 삶도 정답은 아니다. 가족을 구성하는 것에 한 가지 방법만 있지 않다는 것을 몸소 증명하고 있을 뿐. 도무지 답이 보이지 않는 미래에 불안해하는 이들에게 ‘따로’ ‘또 같이’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구체적인 희망을 제시할 뿐이다. 거기서 조금 더 나아간다면 우리 사회에 다양성이 더해져 남들과 다른 삶의 방식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면 함께 고쳐나가는 사회가 되어가기를 바라는 것일 테다.



1인 가구는 점점 늘어나고 있고, 앞으로 더욱 그렇게 될 것이다. 사람들이 실제로 사는 모습은 법이나 제도, 관념보다 빠르게 변한다. 직장 한 군데를 정년까지 다니며 하나의 직업을 평생 고수하던 고용과 노동의 패러다임이 허물어진 것처럼, 아마 혼인이나 혈연으로 연결된 전통적인 가족의 형식에 들어맞지 않는 가구의 모습들이 늘어날 거다.

_270~271쪽에서



혼자의 삶은 물론 좋다. 더불어 둘 혹은 셋의 삶도 좋다. “기운 빠지는 하루의 끝에 나를 다독여 여전히 괜찮은 사람이라고 확인해주는 누군가”를 발견한다면, 그것이 동성이든 이성이든 반려동물이든, 그런 존재가 이 세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위안을 받지 않을까. 삶의 방향을 고민하고 있는 모든 이들이 본인의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맞춤한 답을 발견하기를. 그리고 그 답은 세월이 흐르면서 변할 수밖에 없기에, 그저 지금 자신이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그곳에서 자신에게 가장 좋은 답을 발견하기를. 그 과정에서 약간의 용기가 필요하다면 실제로 행동에 옮긴 여자 둘,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의 두 작가가 있다는 것을 떠올려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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